한국의 동해안은 깊고 푸른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 숲, 그리고 그 사이에 자리 잡은 고유의 문화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강원도와 경상북도를 아우르는 동해안은 사계절 다른 매력을 뽐낸다. 여름이면 시원한 파도와 해수욕, 겨울이면 설경과 따뜻한 온천, 봄과 가을에는 낭만적인 해안도로 드라이브로 언제나 여행의 설렘을 선사한다. 이번 글에서는 동해안의 매력을 대표하는 다섯 곳 속초 설악산과 아바이마을, 강릉 경포대와 커피거리, 동해 묵호항과 추암 촛대바위, 울진 백암온천, 포항 호미곶을 소개한다. 각 장소의 풍경, 역사, 그리고 여행 팁을 생생하게 담아, 동해안의 바다 내음을 느끼며 떠나는 여정을 그려본다.
1. 속초 설악산과 아바이마을: 자연과 정겨움이 공존하는 곳
속초는 동해안 여행의 시작점으로, 설악산의 웅장한 산세와 바다의 시원한 풍경이 어우러진 도시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명산으로, 울산바위와 비선대, 신흥사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가을이면 단풍으로 물든 설악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초보 등산객이라면 신흥사에서 비선대까지 약 1시간 코스를 추천하며, 체력에 자신 있다면 대청봉까지 도전해보자. 산행 후에는 속초 중앙시장에서 닭강정이나 오징어순대 같은 별미로 허기를 채우는 것도 잊지 말자.
설악산에서 내려와 속초항 근처에 자리한 아바이마을은 한국전쟁 시기 함경도 출신 피난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된 곳이다. ‘아바이’는 함경도 방언으로 ‘아버지’를 뜻하며, 마을 곳곳에서 그들의 삶과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마을의 명물은 갯배로, 줄을 당겨 바다를 건너는 독특한 이동 수단이다. 갯배를 타고 청호동을 오가며 바다 위에서 속초의 풍경을 감상하는 경험은 색다른 재미를 준다. 마을 내 식당에서는 아바이순대와 감자옹심이 같은 함경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여행 팁: 설악산은 가을 단풍 시즌(10월 중순~11월 초)에 방문객이 많으니 이른 아침 등산을 추천한다. 아바이마을은 저녁에 조명과 함께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속초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이동이 편리하다.
2. 강릉 경포대와 커피거리: 낭만과 힙함의 조화
강릉은 동해안의 보석 같은 도시로, 경포대와 커피거리는 그 매력을 대표한다. 경포대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가 깃든 누각으로, 경포호와 바다를 배경으로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봄이면 벚꽃, 여름이면 푸른 호수,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설경으로 사계절 다른 매력을 뽐낸다. 경포대 주변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며, 자전거를 대여해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추천한다. 근처 경포해변에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포대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안목해변 커피거리는 강릉의 힙한 매력을 보여준다.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수십 개의 카페는 저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커피 맛으로 여행객을 맞이한다. 바다를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순간, 강릉의 낭만이 피부로 와닿는다. 특히 일출 시간에 방문하면 새벽 바다와 어우러진 커피 향이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커피거리 근처에는 초당순두부 마을도 있어 부드러운 순두부백반으로 든든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여행 팁: 경포대는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방문하면 한적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커피거리는 주말에 붐비니 평일 방문을 추천하며, 카페마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대중교통 이용도 고려하자. 강릉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2시간 내 도착 가능하다.
3. 동해 묵호항과 추암 촛대바위: 바다의 숨결이 담긴 풍경
동해시는 동해안의 숨은 보석으로, 묵호항과 추암 촛대바위는 그 매력을 대표한다. 묵호항은 동해안 최대의 어항으로, 활기찬 어시장과 등대, 그리고 바다를 따라 늘어선 방파제가 어우러진 곳이다. 항구를 걷다 보면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회와 해산물을 파는 포장마차가 눈에 띈다. 묵호등대 근처의 언덕에 오르면 항구와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펼쳐진다. 저녁이면 등대 불빛과 어선의 조명이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묵호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추암 촛대바위는 동해안의 대표적인 명소다. 바다 위에 우뚝 선 기암괴석이 촛대처럼 보인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이곳은 일출 명소로 특히 유명하다. 바위 주변의 소나무 숲과 해안 산책로는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근처 추암해변은 고운 모래와 맑은 물로 해수욕과 캠핑을 즐기기 좋다. 추암역 근처의 철길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사진 찍기에도 최적이다.
여행 팁: 묵호항은 새벽 어시장(05:00~07:00)이 활기차니 일찍 방문하면 생생한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추암 촛대바위는 일출 시간(06:00~07:00)에 맞춰 방문하면 감동적인 풍경을 만난다. 동해시 내 이동은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4. 울진 백암온천: 따뜻한 휴식과 자연의 선물
울진은 동해안의 남쪽에 자리 잡은 고요한 도시로, 백암온천은 그곳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다. 백암온천은 약 700년 전 고려시대부터 알려진 온천으로, 수온이 53~100℃에 달하는 고온 온천이다. 알칼리성 온천수는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탁월하며, 특히 겨울철 여행객들에게 따뜻한 휴식을 선사한다. 온천 주변에는 소나무 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에 최적이다.
백암온천 지구에는 다양한 온천 호텔과 리조트가 있어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백암온천관광호텔은 전통적인 온천욕을 즐기기에 좋으며, 덕구온천리조트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온천욕 후에는 울진의 특산물인 대게와 한우로 든든한 식사를 즐겨보자. 근처 왕피천 케이블카를 타고 울진의 산과 바다를 한눈에 담는 것도 추천한다. 케이블카는 약 715m 높이에서 360도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여행 팁: 백암온천은 겨울철(12월~2월)이 성수기니 사전 예약은 필수다. 온천욕 전후 가벼운 산책을 위해 편한 신발을 챙기자. 울진은 대중교통이 제한적이니 자가용이나 렌터카 이용이 편리하다.
5. 포항 호미곶: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포항은 동해안 최남단에 자리 잡은 도시로, 호미곶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유명하다. 호미곶 광장에는 상생의 손 조형물이 바다를 향해 서 있어 사진 명소로 사랑받는다. 새천년기념관과 국립등대박물관도 근처에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다. 특히 일출 시간에 호미곶을 찾으면 붉게 물드는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진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호미곶 주변의 해안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며, 구룡포 근처의 일본인 가옥거리와 과메기 체험마을도 함께 둘러보면 풍성한 여행이 된다. 포항은 철강 도시로 알려졌지만, 바다와 어우러진 자연경관도 매력적이다. 호미곶 근처에서 싱싱한 회나 과메기를 맛보는 것도 포항 여행의 백미다. 과메기는 겨울철(11월~2월)에 가장 맛있으니 시즌을 놓치지 말자.
여행 팁: 호미곶은 일출 시간(06:30~07:00)에 맞춰 방문하면 가장 아름답다. 주차장은 넓지만 명절이나 연휴에는 붐빌 수 있으니 이른 시간 도착을 추천한다. 포항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2시간 30분 내 도착 가능하다.
동해안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팁
동해안 여행은 2박 3일 코스로 설악산, 강릉, 동해, 울진, 포항을 순회하며 즐기는 것이 이상적이다. 동해고속도로와 7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바다와 산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동해안의 특산물인 오징어, 대게, 과메기, 순두부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특히 강릉과 포항의 전통시장에서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은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동해안은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곳이다. 설악산의 웅장함, 경포대의 낭만, 묵호항의 생동감, 백암온천의 따뜻함, 호미곶의 희망찬 일출은 각각 다른 매력으로 여행자를 맞이한다. 이번 여행에서 동해안의 파도 소리와 바람,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마음껏 느껴보길 바란다.